여행/서울

20년만에 찾아본 혜화병원근처(2010.3.14)

YoidoMaori 2010. 3. 15. 12:43

꼭 1주일후면 대학생이 될 딸애가 유학을 떠난다. (일본은 4월입학)

 

아빠가 대학생활 본과4년을 정신없이 보낸 학교주변을 보여주려고 찾아갔다.

(이미 학교와 병원은 91년에 없어졌다. 

옛건물들 너무아쉽다.--문규야 옛날 삐그덕거리는 계단강의실사진없니? 난 어째 혜화동사진이 한장도없지? 있으면 이메일로보내주라!)

 

너무도 많이 변해서 남아있는게 별로 없었지만, 몇몇 추억의 장소들과 함께 (옛기억이 새록새록 ㅎ)

혜화동-성북동-성대주위-대학로-이화동-종로-방산시장-청계천-을지로-퇴계로-명동까지 걸으며 얘기를 많이 나눈 하루였다. ㅎ

 

 

 

학교로 들어가는 진입로, 누가 학교가는 길인줄 알겠나? ㅎ

여관과 고시원,맛사지 길로 바뀌었네?

 

 

 

 

 

이 길에서 제일 부잣집은 아직남아있다.

당시 고관대작의 집이었다는 소문만 들었었는데~

 

 

 

 

 

 너무나 반갑게도 명보성이 남아있었다. ㅎㅎㅎㅎㅎ

 80년대 중반에 생긴 이집에서 거의 매일 점심을 먹었다.  볶음밥과 짬뽕국물, 누가 한턱 쏠때는 탕수육과 군만두에 잡채밥~

 

 당시엔 내부에 작은 정원과 연못도 있었던 그동네에선 고급중식당이었다.

 어제는 다른 점심메뉴를 미리 생각하고 있어서 다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음에 가서 꼭 볶음밥과 군만두를 먹어봐야지~

 

 

 

 

 

 어제 생각하고 있던 점심이 이집이다.

 멀리서 두근두근 "아직 남아있을까?" 하고~~~~~ 골목입구에 들어서자 다행히 간판이 보였다.

 

 병원후문으로 나와 혜화로터리 주유소뒷편의 이 집.

 토요일오후면 병원사람들로 북직이던 이집.

 

 

 

 

 

 

 

 큼지막한 새뻐~~얼건 간판도 전화번호도 없이 그냥 "손칼국수" 달랑하나~ 

 멋지지 않은가? 대한민국 모든 간판이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

 아쉽게도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있다.

 

 칼국수와 녹두빈대떡을 꼭 딸애에게 먹여줬어야 했는데~

 이런 집들을 둘러보니 딸애가 너무 즐거워한다..... ㅎ  다음에 와서 꼭 20년만에 먹고 국수란에 올려놔야지~

 

 

 

 

 

 그렇다면, 또 다른 추억의 장소로~~

 택시를 잡아탔다.

 가게설명을 하니 개인택시기사분이 자기도 그집으로 점심먹으러 가는길이란다. ㅋㅋㅋ

 

 이 집은 인턴때 많이 왔다.

 저녁시간 놓치고 너무 배고플때 택시타고 3분거리의 여기와서 허겁지겁. 너무 맛있었지.....

 저런 TV출연광고물들 안붙혀도 잘될텐데..... 왜 그리 TV출연광고를 고집하는지, 병원들도 그렇고.. 초연해지기엔 시간이 필요한가?????

 

 40년역사니, TV방송이니  강조하지말고,

 그냥 간단히 "성북동 돼지갈비"  표시만 하면 더 깨끗하고 멋지지않은가?   바로위의 칼국수집처럼~

 

 

 

 

 

 맛은 변하지 않았다. 값만 6000원으로 변했지~

 

 

 

 

 

 

 왼쪽은 돼지불고기, 오른쪽은 떡갈비.

 20년만에 먹어보는 맛이 새삼~ ㅎ

 

 

 

 

 

 소화도 시킬겸 옛기억을 더듬으며 성대주위부터 걷는다.

 하루하루 노트필기을 복사해온 성대앞 복사집도, 성대정문 왼쪽의 2층짜리 중국집도,

 대학로로 이어진 시장골목의 정육점 고기집도 안보이고, 완전히 이대앞거리같이 변했다. T.T

 

 

 그나마  몇개있었던 서점중 남아있는 고려의학. 반가웠다.

 명색이 대학로인데 서점이 이거하나????? 온통 술집과 음식점, 옷집, 네일숍뿐~~~~~

 

 몇해전 책하나 사려고 들렀을때 사장님 많이 늙으셨던데.....

 80년대초 그 많은 무거운 복사판 원서들을 교실로 날라다 주셨었는데~~~

 

 

 

 

 

 샘터건물은 아직도 건재하나 길건너에 있던 추억의 오감도는 없어진듯하다.

 아이스크림집인 저곳 1~2층이 80년대초반 난다랑이라는 커피집였는데,

 난다랑에서 데이트하면 자랑거리였던 적도 있었지...ㅎ

 

 

 

 

 

 종로,방산시장,을지로,퇴계로를 거쳐 명동까지 왔다.

 차한잔 마시고 쉴겸 딸애가 예전에 봐두었다던 고양이카페 고양이다락방에 들어갔다.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실망스러웠다.

 좁은공간, 수십명되는 바글대는손님들, 자고있는 고양이를 깨우는 우르르몰려다니는 DSLR얼치기사진사들, 숨을공간도 없는...

 낮에 자야하는 고양이의 습성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하지는 않았나~~~~~~~

 

 고양이와 오랜기간 살아왔던 우리가 기대했던,

 "차마시고 있으면 자존심 센 고양이들이 슬쩍와서 건드려보고 안심되면 잠깐 앉아주는 분위기"와는 180도 다른.....

 

 

 

 

 

 

 

 

"쉬고싶어요"라는 고양이들의 비명이 계속들려왔다.

 만지지 않는 내주위만 빙빙돌면서 내자리 머리선반위에서

 사진기들고 대기중인 10여명의 애들을 피해 등돌리고있던 이 아기고양이의 피곤한 모습속에서도~

 (사진은 안찍을려고했는데 이 모습이 너무 안스러워서 한장만 남기고싶었다. "나 자고싶어요"하는 표정아닌가?)

 이 집 젊은 여학생주인들에게(20세정도로 보였다) 부탁하고싶다.

 

 1. 빨리 고양이들이 낮에도 숨어서 잘수있는 공간과

 2. 손님은 지금자리의 반만 받아서, 간판에서 말했듯이 사람과 고양이가 여유있게 쉴수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시길~

 

 3. 가능하면,소파와 의자도 편안하게 바꾸고, (시끄러운 팝음악은 제발 클래식으로~)

 4. 손님들이 고양이에게 우르르 몰려가지 않도록, 자리에서만 있을수있도록 규칙도 바꾸고,

  (내앞에 떡하니 서서 10분간이나  내머리위의 고양이을 향해 사탕흔드는 철없는 여자애때문에 내가 어지러워서 혼났다. ㅎ)

 5. 손님을 시간제로 받아서 자리가 줄어도 손실은 줄일수있도록 하는것도 좋은방법이겠다. 부디~

 

 나중에 합류한 고양이 사랑의 원조,아내가 신신당부하고 나왔다니 기대해본다.

 

 

 

 이야기가 학창시절에서 다른곳으로 빠졌지만, ㅎㅎ

 고양이하면 벌떡일어나는 고양이사랑모녀와 함께 고양이얘기로 마무리한 저녁... 건너편 風月에서 얼음생맥주로 마무리하고~~~

 

 

 

 

 

 

 

 

 

 

 

 

 

 갑자기 지금은 이모집에서 요양중인 우리 식구 "마리"가 보고싶다. (99년도사진이니 11년전) 

 흰 고양이가 흰 고양이 동화책보고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