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풍경

(300번째의 글) 오늘부터 딱 30년전 구정에 어디에 있었냐면요?

YoidoMaori 2012. 1. 23. 21:49

내 나이 만18세..... 소년병으로 육군에 입대후 신병훈련중였답니다.

입대일 12월23일,  연말연시를 눈앞에 두고~~~

 

꼭 30년전 한겨울, 평균기온 영하10도의 이곳에서 6주간의 눈물콧물빼던 육군신병훈련을 받고 있었습죠.

와!  30년전엔 1층건물에 석탄때는 뻬치카막사였는데, 무지 좋아졌네요, 지금은 현대적 학교기숙사같네요!   (동행한 아내가 좋네!  합니다,ㅎ)

 

 

 

 

 

 

 

 6주간의 신병교육후/  전곡의 이곳, 이등병 첫 자대 배치, 말로 형언할수없었던 생활의 연속~~ ㅋ

 

 자대배치 며칠후,  나를 비롯한 신병 10명집합되어서 각자 낫하나를 주고 2시간만에 싸리비 10자루씩을 만들어 오라는데,

 싸리가 뭔줄아나??  낫도 첨 잡아보는데........ 일단, 화투짝 4자, 7자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낫질을 해댔는데...(ㅎㅎㅎ)

 

 산에 올라가 무작정 베어갖고 내려오니. 느닷없는 귀쌰대기3대에 야이놈아!  싸리는 서너개, 모두 갈대밖에 없다고 머리박어! 

 남들은 칡넝쿨까지 베어 가져와 싸리비를 손수 엮는데, 나는 정말 앞으로 살길이 먹먹했음을 실감했었다. 

 지금에야 웃지만~~~(난 1년간 고문관생활연속~~~ㅋㅋ)

 

 

 

 

 

 

 부대뒤의 한탄강지류..... 멋지지 않습니까?  방금 수시간전 여기를 찾느라 농부들에게 물어물어 왔어요, 30년반의 방문인데, 그대로네요.

 

 이곳은 한겨울, 식기세척할 물이 없어서 식기40개를 들고 이곳에 내려와 얼음을 깨고 돼지비게기름국 식기세척, 물론 빨래비누로~

 뻘건 기름이 지워질수 있겠나요?  고참검사시 식기판 모두 내동댕이쳐지고..... 다시 닦으러 내려오고, 당시 제손엔 지문이 없어졌답니다. T.T

 

 

 

 

 

 다음으로 이동한 연천의 전방철책부대. (이곳은 민간인통제구역이라 통일되면 다시 한번 꼭 가보리라!)

 유일하게 남아있는 군시절사진이 하나 있네요.

 북한군 초소와 말도 건낼수있게 가까웠던.....

 오늘같은 명절에 북한군에 "뭐 먹었니?" 소리치면, "쌀밥먹었다"라고  들려오던곳. 그럼 우리는 "소고기국 먹었다" 라고 답하던시절.

 99년인가?  이병헌,이영애주연의 JSA란 영화가 나왔을때,  급생각이 나던 시절이었네요!

 30년이 지났지만, 저 얼굴들 모두 생생히 생각납니다.  제대후로는 모두 못봤지만~~~

 홍성의 깜치 박기원병장,  부안의 주방장 엄수익,  기장의 김덕권,  서울 날라리 이상룡,  오산의 동기 최선용,

 안성,평택의 바로 아래아래 쫄따구 박도연, 박희천, 김진성, 김기홍 4인방--이 친구들이 나의 진정한 서포터였죠,감사...  

 서울 뺀질이 바로윗군번 이주웅과 나를 젤 xx혔던 민ㅂㄱ 콤비--> 아직도 양평하면 ㅅㄹ끼친다. ㅎㅎ

 나를 아껴주었던 이병호, 최승균, 박오식병장,  몇번연락했던 진주의 김만영,  대구 고종원(어휴 무서버라) & 살림꾼 박경식,  

 종씨 부드러운 남한수하사님,  김원호, 김영춘 중대장님 -- 희한하게 이름들이 다 기억나네~ㅋ

 월성의 최영우,  재미교포 황인수형,  그리고 첫 소대장였던 스포츠서울 오승우소대장님(장충코트에서 우연히 한번 뵜죠?)

 진주의 민영식 선임하사 (초소에서 졸다걸려 맨몸에 얼차려 한시간 으~), 또 바로아래의 젊잖은 나주의 김하식, 김광섭등등의 전우들!

 

 30년 지났지만, 다들 생생히 그립네요. 

 괴롭혔던거 더이상 뭐라 안할테니, 이 글 읽으면 연락주세요!  30년만에 전우들 한번 모여서 옛이야기 안주삼아 소주한잔합시다.  ㅋㅋ

 

 

 

 

 

 저곳 철책근무를 마친 이후 다시 후방으로 나와 훈련했던 곳들.

 이곳은 임진강변.

 

 

 

 

 

 한탄강변,  이곳도 행군, 매복등의 훈련으로 내집같이 다녔던 곳!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 기지의 보초생활도 1개월간 했었고~~~ 

 그때 내무반에서 유행했던 노래가 저 위 목록에 있는  가제보의 " I like chopin"  

 그때 생각이 아련해서 위에 올려놨고, 들을때마다 저 곳에서 한달간 밤새 별보며 보초섰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손사래쳐지는 유격훈련장,  일주간 합숙으로 거의 초죽음이 되어서 나와야했던~

 

 

 

 

 

 그 유격훈련장이 계시던(ㅎ)  악명높았던 감악산!  

 

 

 

 

 

 이 곳 또한 기억 많이 나는곳인데, 제대하기 전까지도 비상훈련시 밤새 매복하던 곳!

 전우들과 밤새 매복훈련하며 이런저런 애증을 쌓았던 곳인데,  비포장도로만 포장으로 변했지 아직 그대로네요. 언덕에 올라갔다왔어요!

 

 

 

 

 

 하지만, 마지막 방문지인 제대시의 제 내무반이 있었던 우리 대대는 정문만 남기고 없어져 버렸네요! T.T   저 위병소 근무도 잠깐 했었는데...

 아마도 다른 신축막사로 이동한 듯합니다!  

 아쉬웠습니다. 저 정문으로 중대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전역했었는데..... 허가받고 들어가보려했는데~

 

 

 

 

 

 부대앞의 가게는 그대로인데, 작은 식당은 없어졌네요.....  면회시 유일한 외식 백반집였는데.. ㅋ

 

 

 

 

 

 집에와 뒤져보니 책상 안쪽에 이런게 남아있습니다.  종이색도 누렇게 변했는데~

 

 

 

 

 

 제대할때까지 행운이 따르라고 보내주신 어머니의 네잎 클로버가 군인수첩에 31개월간 고이 간직되어있더랬죠.

 육군병장 단 84년1월1일부터 제대날까지 손꼽아 기다리며 달력을 지워나갔던 흔적들.....간절함이 보이시죠?

 

 

 

 전우 & 친구들의 연락처.

 다들 어디서 뭐하고 지내시나 궁금합니다.

 30년전, 전곡,연천땅을 31개월간 같이 뒹구르고, 울고웃고 땀흘리고, 오늘같은 혹한기에도 수일간씩 야영생활도 같이 했었는데....

 

 군생활과 전우여러분이 계셨기에 진정한 세상과 자아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행운으로 태어난 환경에 감사하게 되었고, 그 행운이 여러분 것이었다면  좀 더 나은사회가 되어있지 않았겠나도 반성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필승!~